작금의 심정 / 김태길
작금의 심정 / 김태길 대한민국 학술원이라는 고령집단에 깊이 관여한 까닭으로, 팔순이 넘는 나이임에도 근래 문상問喪의 기회를 자주 가졌다. 문상을 거듭하는 가운데 삶의 덧없음을 새삼 느껴온 작금이다.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길목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오늘 홀연히 떠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 삶과 죽음의 사이가 멀고먼 거리라는 착각 속에 살아온 세월이 가소롭다. 삶과 죽음이 바로 이웃이라는 사실을 깜박 잊었던 탓으로, 앞을 다투며 짧은 시간을 길게 보낸 나날이 어리석었던 것이다. 스피노자의 말이 생각난다. 존재하는 모든 개체個體들은 하나뿐인 대자연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들이며, 이 점에서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스피노자의 말이 다시금 진리로서 다가온다. 스피노자가 말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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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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