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하늘이 몸을 연다. 주산主山이 붉은 눈을 뜬다. 크고 작은 무덤들이 섬처럼 떠 있는 산등성이에도 햇발이 비친다. 시공간을 넘어 천년을 오갈 수 있는 길, 왕릉 길 문턱을 조심스레 넘어선다. 과거를 잇는 탯줄 같은 좁은 길이 산잔등까지 이어진다. 낯익은 듯 낯선 땅. 태고의 숨소리로 가득한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길에 발을 들여놓는다. 잿빛으로 박제된 옛 도시 곁에서 흐르고 있는 오늘의 풍경이 기묘하다.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가 아무렇지 않게 공존하는 길에서 문득 현실로 돌아오는 데는 길 중간 중간에서 스치는 사람들을 볼 때다. 천오백 년이 넘도록 비바람에 씻기고 깎이면서도 제 모습을 잃지 않은 무덤은 단순한 비경이 아니었다.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사였다. 이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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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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