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 / 김재희
200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여행을 하다보면 장승촌에 들리는 때가 있다. 수많은 장승들의 이름과 표정이 참으로 기이하고 익살스럽다. 갖가지 이름만큼이나 서로 다른 특징이 들어 있는 장승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희로애락을 한 곳에서 전부 보는 느낌이 든다. 조금은 숙연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올려다 보이는 장승에서부터 아이들 장난 같은 웃음을 짓게 만드는 장승들. 현 시대에 발 맞추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괴이한 장승이 있는가 하면 살짝 눈을 돌리며 배시시 웃음을 깔게 만드는 짓궂은 장승이 있고 밤길에서 뒷덜미를 잡아 챌 것 같은 으스스한 장승도 있다. 어떤 모습일지라도 그것들은 우리들의 끈끈한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형상들이다. 그것들의 모습은 결코 매끄럽거나 곱지가 않다. 어딘가에 별 쓸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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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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