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회 경주문학상 뒤축 닳은 시간들이 가지런하다. 오십 년은 족히 되었을 신발들이 늙은 병사들처럼 사열해 있다. 발목이 긴 군화도 있고 경찰 단화도 여러 켤레다. 그중에서도 신문지를 푸지게 먹고 배가 볼록한 검정 구두가 제일 상석이다. 마지막 외출이 언제 적이었던가. 먼지에 거미줄까지 잔뜩 뒤집어쓰고 식리처럼 다락에 박제되어 있다. 식리(植履)는 장례에 쓰는 장식용 신발이다. 삼국시대 고분인 왕릉에서 주로 출토된다. 경주 대릉원 천마총은 신라시대 왕릉으로 추정되는 돌무지덧널무덤으로 금관, 금제관모, 금제과대 등 국보급 유물이 발굴되었다. 석담을 돌려 시신을 안치한 목관과 상면 공간에 부장품인 껴묻거리가 진열되어있다. 생전에 쓰던 물건을 고인의 시신과 함께 수장했는데 그중에는 금동판에 정교하게 무늬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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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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