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화입마(走火入魔) / 박현기
멍 때리기 대회가 매년 한강변에서 열린다. 2014년 첫 대회 이후 정신과 의사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호응 속에 해가 갈수록 성황을 이룬단다. 세상에 별 겨루기가 다 있구나 싶지만, 과부하에 걸린 뇌를 보호하고 잠시 쉬게 하는 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최 측이 설명한다. 현대사회는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한다. 각종 첨단정보를 습득하고 이해하려면 그야말로 머리가 아프다. 이럴 때 잠시 머리를 식히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멍청하게 앉아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단순한 경기인데 이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뭔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는 호모사피엔스에게 몇 시간이고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그 자체가 형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대회가 대구에서 열린다면 나도 한번 도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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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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