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그리고 곡선 / 신창선
자연에 직선은 없다. 불국사 가는 길, 토함산 고갯길 모롱이를 돌 때마다 굽이굽이 동해바다가 숨었다, 드러났다 한다. 고갯길이 바다를 품고 있는 것 같은 푸근한 마음, 곡선이 내게 주는 자연의 맛이다. 탐험가와 원주민의 단거리 경주 일화가 있다. 탐험가는 모든 걸 경쟁과 승패로만 보는 문명인이었기에 앞만 보고 빨리 달렸다. 원주민은 곡선으로 달리며 꽃과 바다를 눈에 가득 담으며 느리게 달리는 자연인이었다. 누가 더 지혜로운가. 누가 더 행복한가. 쭉쭉 뻗은 고속도를 달리다 보면 바둑판 모양의 논을 볼 때가 많다. 사각형은 농지 관리가 편하고, 농기계 사용도 수월하다. 경계가 분명해 토지분쟁의 소지가 없고, 생산량 측정에 많은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직선이 추상적인 곡선보다 깊이는 없을지 몰라도 생활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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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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