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장면은 좀 침침한 작은 중국집에서 먹어야 맛이 난다. 그 방은 퍽 좁아야 하고, 될 수 있는 대로 깨끗지 못해야 하고, 칸막이에는 콩알만한 구멍들이 몇 개 뚫려 있어야 한다. 식탁은 널판으로 아무렇게나 만든 앉은뱅이어야 하고, 그 위엔 담배 불에 탄 자국들이 검게 또렸하게 무수히 산재해 있어야 정이 간다. 고춧가루 그릇은 약간의 먼지가 끼어 있는 게 좋고, 금이 갔거나 다소 깨져 있으면 더욱 운치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고춧가루는 누렇고 굵고? 억센 것이어야 한다. 식초병에도 때가 끼어 있어야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댈 수 있다. 방석도 때에 절어 윤이 날듯하고, 손으로 잡으면 단번에 쩍하고 달라붙을 것 같은 것이어야 앉기에 편하다. 짜장면 그릇의 원형이 어떤 것인지에 관해선 알아본 바 없으나, ..
수필 읽기
2021. 1. 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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