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색마삭을 화분에 담으며 나 자신에게 굳게 마음을 다졌다. 남편의 어떠한 유혹의 말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겠다고. 야생화와 함께 할 공간을 그리 원했는데도 전혀 양보하지 않는 그의 결단에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많은 종류는 아니어도 야생화와 함께하는 것이 낙이었다. 물론 경제적 사정으로 아파트로 옮긴다 해도 그들과 함께할 베란다라도 넓은 곳이면 얼마나 좋을까. 이번의 결정은 남편의 절대적인 용단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내 의견은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동안 함께했던 야생화를 모두 처분해야 해서 주위 분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래도 생명력이 강한 몇몇 개만 챙겼다. 오색마삭은 정원 종려나무에 더부살이하던 것이다. 밝은 색으로 정원을 환하게 해 주던 것이 이제 제자리를 떠나 화분으로 삶터를 옮겨야 하니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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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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