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결혼한 신부로 미국 땅을 밟고 한참동안 나침반 없이 허우적거리고 헤매는 기분이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어야 하는지 혼미해질 무렵, 내게 손을 내밀어 길잡이가 되어준 사람이 있었다. 교회에서 취미 활동으로 퀼트를 가르쳐주던 아름다운 금발의 페트리샤. 그녀는 신혼 시절부터 침실을 퀼트 방으로 개조해서 쓸 만큼 일찍 재봉틀과 바느질에 능했다. 수십 년간 퀼트작품을 판매하고 디자인 책도 발간하고, 많은 대회와 페스티벌에서 수많은 상을 받은 실력자였다. 페트리샤는 첫번째 유방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나를 그녀의 세계로 초대해 주었다. 빅토리아풍인 페트리샤의 집은 작품으로 가득 채워진 퀼트 미술관 같았다. 거실 한 벽을 차지하는 가로 4m, 세로 3m 되는 대형 작품에 압도되고 말았다. 연한 파스텔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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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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