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뱃사람들의 술추렴은 닻을 내리자마자 이어진다. 오촌 아제도 고등어 한 손 들고 돼지국밥집에 앉았다. 주인 아지매 인심 한번 후하다. 해삼 두 토막 덤으로 내주며 긴 의자를 닦아준다. 아제는 오늘도 순정(純情) 맡기고 막걸리 두 병 외상 긋는다. 선창에 앉아 그물코를 꿰매던 아버지도 술을 마셨다. 아버지의 노래는 한이 서린 듯했고, 뜻도 모르는 가사는 눈물이 나게 했다. 항구는 청춘을 저당 잡힌 어부들의 전당포였다. 어류 작황이 예전만 못하다며 곳곳이 생인손 앓는 소리가 들린다. 바다 속에서 사라진 게 어디 한두 가지랴. 선원마저 열에 여덟은 외국인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나라 바다에 익숙한 듯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낸다. 안면 튼 사람들과 혀 짧은 우리말로 곧잘 인사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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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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