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이상
달이 천심(天心)에 있으니 이만하면 족하다. 물은 아직 좀 덜 들어온 것 같다. 축은 모래와 마른 모래의 경계선이 월광 아래 멀리 아득하다. 찰락찰락―한 여남은 미터는 되나 보다. 단애(斷涯) 바위 위에 우리 둘은 걸터앉아 그 한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자 인제 일어나요" 마흔아홉 대 꽁초가 내 앞에 무슨 푸성귀 싹처럼 헤어져 있다. 나머지 담배가 한 대 탄다. 요것이 다 타는 동안에 내가 최후의 결심을 할 수 있어야 한단다. "자 어서 일어나요" 선(仙)이는 일어났고 인제는 정말 기다리던 그 순간이라는 것이 닥쳐왔나 보다. 나는 선이 머리를 걷어치켜주면서 "겁이 나나?" "아―뇨" "좀 춥지?" "어떤가요" 입술이 뜨겁다. 쉰 개째 담배가 다 탄 까닭이다. 인제는 아무리 하여도 피할 도리가 없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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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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