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魂으로 쓰는 글 / 반숙자
들녘에 피어나는 들국화는 피고 싶어서 핀다. 꽃더러 왜 피느냐고 묻지 말라. 살아있음의 가장 확실한 모습임을……. 내가 수필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느 시인은 나에게 “가슴으로 오는 소리를 듣고, 가슴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도 하고, 어느 분은 “혼魂으로 쓰는 글"이라고 한다. 삭여 보면, 본능적인 욕구의 표현행위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 그는 곧 자신의 생명을 피우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수필이라는 나의 꽃은 암울했던 시기에 구원의 손길로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가 된다거나 지면에 발표하려는 꿈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고통이 글을 쓰게 하였고, 그렇게 함으로써 살아날 수 있었다. 누구에게 기대어 위로 받고 싶거나 스스로 무너질 때 차오르는 비애를 기..
수필 읽기
2020. 7. 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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