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흑을 연상케 하는 흑석, 그것은 한낱 돌이었다. 아무리 뜯어봐도 도무지 감정교류 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차갑게 느껴져서 다가서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도 아닌 것이, 남의 나라 국보가 된 막사발도 아닌 것이, 검은 유약을 발라 구워 놓은 듯, 도자기처럼 광택을 내고 있었다. 이것은 어느 암흑시대에 구워진 흑자이다. 그 암흑시대는 낮과 밤이 구분되지 않고 밤만 계속 되었을 것이다. 밤이 계속되는 하늘 아래서 구워진 흑자는 보이지 않는 암흑세계에서나 빛날 일이라며 무시해버리고 싶었다. 개명천지에서는 별 볼일 없는 것이라고 옆의 다른 수석 쪽으로 발길을 돌려 버렸다. 그때 무슨 소리가 들려 발길을 멈추었다. 다시 눈길은 흑자 위에 머물렀다. 쏴아 바람을 일으키며 여인의 휘날리는 머릿결이 그..
수필 읽기
2022. 1. 24. 10:3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