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업보와 운명 / 한승원
어제인가 그 여자는 나에게 자기의 유년시절에 있었던 사건 하나를 이야기했다. “화창하게 맑은 날 한낮 때쯤에 뒷산 앞산 소나무 숲속으로 낙엽을 긁으러 갔어요. 쇠갈퀴하고 멱서리를 가지고, 어른 나무꾼들을 따라서, 아마 내가 여섯 살 되던 해의 늦은 가을이었을 거예요. 멱서리를 무덤 앞에 놓아두고 숲속에 들어가서 낙엽을 한 줌씩 긁어가지고 와서 멱서리에다 담곤 했어요. 낙엽이 멱서리 시울까지 차올라왔을 때 그것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 낙엽을 담은 멱서리가 얼마나 무거웠던지 끙끙 안간힘을 쓰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왔어요. 우리 집 사립에 막 들어서니까는 어머니가 '아이고 내 새끼! 땔나무 많이 해오는 것 좀 보소! 하고는 그 멱서리를 받아들었어요. '아니, 무슨 놈 갈퀴나무 조금 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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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3.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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