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유귀면와 / 서상
2021년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동상 도깨비 영감님이 납시었다. 관을 쓴 듯 불쑥 솟은 두 뿔, 선악을 꿰뚫어볼 듯 부릅뜬 두 눈, 쩍 벌어진 입, 펑퍼짐하고 주름진 코, 뻥 뚫린 콧구멍은 로댕의 지옥문에 나오는 오만과 탐욕의 동굴처럼 괴괴하기조차 하다. 누구든 마왕 같은 그의 앞에 서면 진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녹유귀면와가 서울 나들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덕수궁 현대미술관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내려앉은 덕수궁 노거수 그늘에는 매미들이 궁이 떠나갈 듯 사이렌 소리와 나팔을 불어대며 도깨비 어른의 입궁을 격렬히 환영하고 있다. 언젠가 방송에서 녹유귀면와를 소개한 적이 있지만, 실제 모습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천300여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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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1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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