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 김태길
이(李) 아무개는 '차 향기 속에서' 라는 수필에서 차 맛과 비유해 가며 두 가지의 우정을 비교하고 있다. 커피처럼 뜨겁고 진한 우정도 겪어 보았고, 녹차처럼 은근하고 담담한 우정도 겪어 본 사람이 후자를 더 값지게 느끼는 심정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산뜻하게 그렸다. 커피를 연상케 하는 정열적인 친구는 쉽게 달아올라 가슴을 설레이게 하지만, 대개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녹차를 연상케 하는 은은한 친구는 생명을 약동케 하는 자극은 없지만, 오래 두면 둘수록 향취가 더해 가는 포도주처럼 꾸준하고 푸근하다.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가는 개인의 성격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나는 본래 어느 편이냐 하면 뜨겁고 진한 맛을 선호하는 성격이었다. 차면 차고 뜨거우면 뜨거워야지, 뜨뜻미지근한 것은 아예 싫다는 글을 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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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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