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름돌 / 송종숙
제2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금상 장아찌를 담글 때마다 늘 아쉬운 게 누름돌이다. 마땅한 누름돌이 없어서다. 누금돌이란, 장아찌를 담글 때, 항아리 속 재료가 뜨지 못하게 맨 위에 얹어서 지그시 눌러주는 묵직한 돌덩이를 말한다. 대개, 채석장에서 깬 듯, 날 서고 반듯한 돌덩이 보다는 세월의 물살에 닳고 닳아 둥그스름하고 묵직하고 반들반들한, 그런 돌덩이를 누름돌로 쓴다. 양파나 깻잎 등, 해마다 장아찌를 한두 번 담는 것도 아닌데 나는 매번 장아찌 담글 때서야 누름돌을 챙기곤 한다. 생각해보니, 내가 평생토록 살림고수가 못 되는 이유가 바로 그런 부분이었지 싶다. 여름철에 오이지 담글 때는 반드시 누름돌로 눌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남쪽 출신이라서 서울내기들처럼 오이지를 즐겨 담지 않는다. 서울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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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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