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 젖은 연하장 / 목성균
크리스마스카드는 젊은 날 연인 사이에 주고받는 애틋한 마음이고, 연하장은 세상 물정 아는 사내들이 주고받는 우정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다. ‘근하신년(謹賀新年)’이나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나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덕담이기는 마찬가지인데 내게는 그리 느껴진다. 크리스마스카드 한 장을 주고받아 보지 못한 나의 젊은 날은 너무 가난해서 섣달그믐쯤 노을진 빈 들녘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혼자 서 있는 것처럼 처연(然)하다. 그래서 그런지 내게 크리스마스카드는 낯선 데 비해서, 연하장은 입던 옷같이 친숙하고, 간혹 잔잔한 추억도 한둘쯤은 깃들어 있다. 그 중하나가 장래가 불확실한 젊은 날 정섭이와 주고받은 눈[雪]물인지 눈[眼]물인지에 젖은 연하우편엽서로 된 연하장이다. 고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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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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