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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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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깻잎 / 유점남 (1)
단풍깻잎 / 유점남

시장 한 귀퉁이에서 '노지 깻잎'이라고 쓴 쪽지가 담긴 바구니를 발견했다. 뜻밖에 어머니의 흔적을 만난 것 같아 덥석 집어 들었다. 가을 일을 끝낸 어머니의 손바닥처럼 거칠거칠한 감촉에서 진한 깻잎 향이 났다. 그리움이 입맛을 당기듯 싸한 향기가 나를 부른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가을 이맘때면 어머니는 노르스름하게 단풍 든 깻잎을 소쿠리에 가득 따오셨다. 더는 내어줄 영양분이 없는 이파리를 서둘러 거두어도 이제 남은 것들은 스스로 알맹이가 되어 영글어 갈 것이었다. 윤기가 빠져나간 얼룩진 이파리는 하나같이 멍들고 찢어져 상처 난 것들뿐이었다. 뜨거운 햇볕에 바래고 비바람에 맞서던 이파리엔 깨알 같은 점들이 모여 있었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엔 시련을 이겨낸 사람의 꺾이지 않은 꼿꼿한 결과 기가 살아..

수필 읽기 2023. 5. 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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