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꽃물에 들다 / 김새록
쭉쭉 뻗은 도로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들은 먹이를 찾아 달리는 짐승 같다. 논두렁 밭두렁 골목길에서 볼 수 있는 한적한 곡선의 흐름은 찾아볼 수가 없다. 달빛처럼 은은하고 부드러운 교통망은 속도를 다투는 도시에 걸림돌일 뿐이다. 새털구름, 조각구름, 그리고 뭉게구름처럼 모양새가 각기 다르게 흘러가는 구름이나 높낮이가 물결 같은 능선, 선의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들쑥날쑥 뻗어가는 나뭇가지. 크고 작은 돌멩이들의 자연스런 곡선은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쉼터이기도 하다 . 그러나 도회지의 땡볕 같은 속도의 흐름 속에 말랑말랑한 정서를 생각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사람도 처음 달빛이었다가 자랄수록 뙤약볕 같은 성격으로 변질되는 인성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천진난만한 신생아의 순수와 부드러움은 자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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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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