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의 자서전 / 최장순
밥 한 술이 건너온다. 한번은 정이 없다고 또 한 술, 재빠른 눈치에 형식적인 거절을 할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하면 덤을 즐긴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남는 것을 주는 것은 덤이 아니다. 자신의 것을 에누리해 상대에게 더해주는 기꺼움이 들어있는 덤은,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보너스와는 다르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덤을 받았는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 생각해보면, 내가 누린 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랜 기억을 뒤질 때면 뭉클하게 다가오는 고향. 안정감과 순박함을 덤으로 얹어준 강릉은 백두대간의 줄기인 대관령이 감싸 안고 동해바다가 아우르고 있다. 젖비린내와 그리움을 동시에 물려주던 곳. 내 성정의 8할을 이루어준 매혹의 땅, 강인함을 가르치고 너른 마음을 키워준 그곳에서 무른 뼈는 단단해졌다.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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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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