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에 볼일이 생겨 들어설 때마다, 한가운데 높이 솟아 있는 국립 중앙 박물관의 돌층계부터 바라보게 된다. 반듯하게 누워있는 가지런한 돌층계, 보이지 않는 손짓으로 올라와 보라고 하는 것 같아, 자꾸 눈길이 끌린다. 왜 그렇게 느끼는지 모를 일이지만, 돌층계가 날 시험해 보려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돌층계가 시험해 볼 까닭이 없다. 그런데도 이런 공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마 평소의 내 생활의식 때문이리라. 성실하지 못했던 생활 의식의 탓이 아니랴. 많은 층계를 우리는 밟고 오르며 산다. 층계를 밟고 오를 때마다 그것은 내게 삶의 계단으로 떠올라, 헛디딜세라 조심이 된다. 어차피 인생은 끝이 있는 층계를 딛고 올라서며 사는 것이다. 한 층에 한걸음이 맞도록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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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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