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동상 너뱅이들 두말가웃지기 논배미를 쟁기질하는 아버지의 새참을 나르는 일은 나의 몫이었다. 큰길가 주막에서 막걸리 한 되를 받아 들로 향했다. 젓가락은 주전자 주둥이에서 딸랑거리며 나를 따랐고 김치 나부랭이 담긴 접시에선 곰삭은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경지정리를 하기 전의 논두렁은 다만 논과 논 사이를 경계 짓는 것에 불과해 마치 실뱀처럼 좁고, 구불구불했다. 본래 논두렁은 두 사람이 비켜 갈 정도는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식구가 늘고 사는 것이 팍팍해지자 모 한 포기라도 더 꽂을 요량으로 논은 두렁을 야금야금 먹어들어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 내가 양손에 물건을 들고 곡예 하듯 논두렁을 지나 아버지가 일하시는 논에 도착하면 막걸리 주전자는 한층 가벼워져 있었다. 아버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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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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