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프로필사진
  • 글쓰기
  • 관리
  • 태그
  • 방명록
  • RSS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검색하기 폼
  • 분류 전체보기 (3258)
    • 시詩 느낌 (450)
    • 수필 읽기 (2133)
    • 습득 코너 (666)
  • 방명록

맏이 / 김도현 (1)
맏이 / 김도현

여든여덟 해 동안 묵묵히 그 힘든 자리를 지키신 아버지를 위해 꽃상여를 태워 드렸다. 상여꾼과 문상객이 하나같이 명당 중의 명당에 모셨다고 한다. 그 소리에 부모 잃은 슬픈 마음이 조금은 위안된다. 그래도 상여 나갈 때와 달구질할 때 앞소리꾼의 청승궂은 소리는 흡사 아버지의 생전 한인 듯하여 가슴 한구석이 휑하다. 달구질의 한 켜가 오를 때마다 앞소리꾼이 이 아들 저 딸을 부른다. 장례식장에서도 교대로 한 사람씩 빈소를 지키라 했거늘, 문상객 술자리에만 머물든 동생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아버지 새집에 켜가 바뀌는지 모른다. 몇 번을 부르고 찾아서 아버지 곁으로 보낸다. 봉분 가운데 꽂힌 막대기에 이어진 새끼줄에 봉투가 늘어난 재미에 앞소리꾼이 또다시 백관을 찾는다. 작은아버지 둘이 손사래 치며 거절한다...

수필 읽기 2021. 11. 12. 08:50
이전 1 다음
이전 다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