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학의 서 / 양주동
독서의 즐거움! 이에 대해서는 이미 동서 전비들의 무수한 언급이 있으니, 다시 무엇을 덧붙이랴. 좀 과장하여 말한다면, 그야말로 맹자의 인생 삼락에 모름지기 '독서, 면학'의 제 4일락을 추가할 것이다. 진부한 인문이나 만인 주지의 평범한 일화 따위는 일체 그만두고, 단적으로 나의 실감 하나를 피력하기로 하자. 열 살 전후 때에 논어를 처음 보고, 그 첫머리에 나오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운운이 대성현의 글의 모두로 너무나 평범한 데 놀랐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이런 말씀이면 공자 아닌 소, 중학생도 넉넉히 말함직하였다. 첫 줄에서의 나의 실망은 그 밑의 정자인가의 약간 현학적인 주석에 의하여 다소 그 도를 완화하였으나 논의의 허두가 너무나 평범하다는 인상은 오래 가시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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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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