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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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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 숲 / 김은주 (1)
물 건너 숲 / 김은주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길을 나섰다. 꼭 안개를 봐야 했기에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 조급증 탓인지 주산지 들머리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길은 여러 갈래였고 절 골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한 동안 시간을 지체 했다. 어두운데다 초행길이다 보니 길을 잃은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잠시 당황스러웠다. 살다보면 어디 길을 한두 번 잃어 보던가? 헤매다가 쉽게 길을 찾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맴돌기만 할 뿐 길 찾기가 영 어려워지는 때도 있는 법이다. 허나 가끔 있는 이런 지체들이 인생에 마디를 만들어 주고 그 마디들이 쌓여 삶의 축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이리 생각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느긋해 졌다. 더운 커피 한잔을 돌려 마시다 보니 어느새 주산지에 닿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주산지로 오르는 길은 이제 막 어우러지기..

수필 읽기 2021. 9. 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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