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의 울림 / 문정희
“나, 미인대회에서 받은 트로피 다 버렸어.” 지방에 사는 여동생 집에 전화했더니 예전에 멋모르고 미인대회에 나갔던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미스코리아 예선전인 미의 대전에서 왕관을 받아 영광스러운 일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부끄러움으로 남는다니. 나는 좀 당혹스러웠다. 하이라이트를 받는 무대 위의 미인이 아닌, 순수하고 소박한 미인이 되고 싶다 했다. 자신만이 갖는 개성미, 그 개성미가 무엇인지 이제사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공감이 가는 얘기였다. 그날, 난생 처음 미인대회가 열리는 대회장에 나가 출전한 후보들을 보며 진, 선, 미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맨 앞좌석에 앉아 있으면서도 판가름 못했었다. 이왕이면 내 동생에게 그 왕관이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유심히 그들을 눈여겨..
수필 읽기
2020. 8. 20. 11:3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