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형 시인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다. 부산대 대학원 국문과를 나왔다. 2013년 《애지》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흑백 한 문장』을 썼다. 제17회 김달진 창원문학상 수상. 주걱 / 박은형 개망초 흰 머릿수건 사이 여름 오후가 수북한/ 그 집은 가득 비어있다/ 인기척에 반갑게 흘러내리는 적막의 주름/ 컴컴한 부엌으로 달려간 빛이/ 삐걱, 지장을 놓으며/ 눈썹처럼 엎드린 먼지를 깨운다// 밥상을 마주했던 날들을 배웅한 징표일까/ 남은 것들로는 그림자도 세울 수 없는 회벽/ 그을음으로 본을 뜬 그늘 주걱 하나가 거기,/ 테 없는 액자처럼 걸려 있다// 무쇠솥이며 부엌 바닥의 벙어리 주발들/ 눈이 침침한 채 아직 남은 밥 냄새, 만지작거린다/ 누군가와 마주앉아 먹던 모든 첫 밥에는/ 허밍처럼 수줍고 고슬한..
시詩 느낌
2022. 5.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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