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도 시인
목숨 / 박이도 나는 내가 아니었다 남의 손에 이끌리어 다니는 강아지처럼 나는 남의 이야기에 나를 빼앗기고 손오공처럼 날아다니고 있었다 세상만사 낌새도 못 차리고 겨울 개구리 잠자듯 좁고 답답한 어둠 속에 허깨비처럼 살았구나 그때의 시간은 현실이었나, 꿈이었나 성경은 아브라함의 가계(家系)를 선포하고 영웅 신화들은 생명의 존엄을 선포한다 결코 철학적일 수 없는 목숨이어라. 해빙기 / 박이도 봄밭엔 산불이 볼 만하다./ 봄밤을 지새우면/ 천 리 밖에 물 흐르는 소리가/ 시름 풀리듯/ 내 맑은 정신으로 돌아온다.// 깊은 산악마다/ 천둥같이 풀려나는/ 해빙의 메아리/ 새벽 안개 속에 묻어오는/ 봄 소식이 밤새 천리를 간다.// 남 몰래 몸 풀고 누운 과수댁의/ 아픈 신음이듯/ 봄밤의 대지엔/ 열병하는 아지랑..
시詩 느낌
2021. 4. 6. 08:33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