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지난겨울 눈길에 넘어져서 고관절 수술을 하셨다. 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하였는데 잘 견디셨다. 담당의사도 놀랄 정도였다. 가족들, 친척들, 동네 분들의 병문안이 이어졌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누구는 몇 번 오고, 무엇을 사오고, 얼마를 주고 갔다고 사람들의 면면을 이야기하느라 바쁘셨다. 꼭 올 줄 알았던 사람이 안 온다고 서운해 하기도 하고, 그 집 어멈 죽었을 때 부조를 얼마 했는데 그 사람은 그것의 반만 주고 갔다고도 하셨다. 엄마는 죽만 드셔야했다.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으니까 소화도 안 되고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다. “배곯아서 죽겄다. 곰국에다 밥 좀 말아 묵으먼 원이 없겄다.” 하셨지만 갈수록 미음을 넘기기도 힘들었다. 오빠는 “이렇게 안 드시면 못 일어나요. 그러면 요양병원 가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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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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