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호랑지빠귀처럼 울며 헤매고 있을 그 사람을 위하여 / 한승원
새터말이라는 고향 마을의 이름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반드시 내가 나고 자란 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 태어남과 자람과 방황과 깨달음의 시간이 있는 보금자리고 내가 돌아갈 마지막 안식처다. 그 고향 안의 모든 것들한테 나는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나는 친구 이상수에 대하여 쓰고 싶었지만 그게 그렇듯 쉽게 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그 친구에게도 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와 나는 열정병과 실존주의병을 함께 앓고 함께 방황을 했었다. 「승원아!」 한밤중이나 새벽녘쯤에, 친구 이상수는 문득 우리집으로 달려와서 잠들어 있는 나를 불러 깨우곤 했다. 봄이든지 여름이든지 가을이든지 겨울이든지를 가리지 않았다. 이십대 초반의 일이었다. 나는 그 무렵 전라남도 남단의 섬 덕도 내 고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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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2.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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