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실금 / 권오훈
고향 친구들 부부 동반 모임에 가면 남녀 부동석인 경우가 많다. 아예 다른 테이블에 나뉘어 앉는다. 우선은 스무 명이나 되니 한꺼번에 모두 앉기가 복잡하다. 대화의 주제가 다르다. 시골에서 자라 남녀 간에 내외하던 어릴 적부터의 고루한 습성이 몸에 밴 탓도 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여자들의 몸은 예전 같지 않나 보다. 귀갓길에 아내가 여자들 대화 주제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것이 태반이라며 나눈 내용을 옮긴다. 병은 숨기지 말고 자랑하라고 했다. 누구 엄마는 어디가 아프고 어느 병원이 치료를 잘한다며 각자가 자기 질병과 치료 경험을 다투어 얘기한다고 한다. 그중 어느 엄마는 치질 수술과 요실금 수술로 아랫도리 구멍을 모두 손봤다고 해서 웃음보가 터졌다고 했다. 자지러지던 웃음소리가 그 때문이었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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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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