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처방전 / 박경대
아내는 이십여 분 전부터 자가 치료 중이다. 평소 치료에 도움을 주는 친구가 여럿 있지만, 오늘은 그 분야에 역시 일가견이 있는 딸아이가 엄마를 돕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벌써 삼십여 년도 더 오래된 일상적인 모습이라 걱정도 되지 않고 무덤덤할 뿐이다. 저녁 식사를 한 뒤, 막 시작하는 축구 경기를 보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인의 이름이 없는 낯선 번호였다. 끊을까 하다 혹시나 하고 받았더니 뜻밖에 “할아버지”라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외손자였다. 누구 전화기냐고 물었더니 자기 거라며 자랑이다. 학교가 파하면 학원과 축구교실에 다니고 있으니 제 어미가 장만해준 모양이다. 주방에 있던 아내가 외손자라는 말에 얼른 다가와 옆에 앉았다. 무슨 말을 하나 싶어 귀를 기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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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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