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은 또 어디로 갔을까 / 박영화
‘펜을 어디에 두었지? 좀 전까지 여기 놓여 있던 이면지는 왜 안 보이는 걸까?’ 하루가 달라졌다. 아침 설거지를 끝내기도 전에 컴퓨터 앞에 앉는다. 청소기를 돌리다가도 볼 일 급한 강아지처럼 동동거리며 책상으로 돌아온다. 잠자리에 들기 전, 늘어져 가는 양 볼에 바르던 안티에이징 크림조차 건너뛰고 침대에 오른다. 어젯밤 읽다 만 책을 펴고 펜을 찾는다. 요즈음 나는 글을 쓴다. 그리고 남의 글을 읽는다. 어떤 이는 굳어버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다. 누군가는 눌러 두었던 창작에의 소망에 다다르려 페이지를 채울 것이다. 나는 무엇 때문에 글이라는 것을 쓰는가. 그다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지 않은데.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을 이야기를. 문학을 일상으로 끌어당긴 후 하루가, 일주일이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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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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