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젊음 그리고 삶 / 김태길
한국의 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솔직히 말해서 봄이 언제 시작돼서 언제 끝나는 것인지 나는 정확하게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하기가 바쁘게 새봄이 왔다고 기뻐하며 축복의 인사를 나눈다. 아직 바람이 차고 대지가 녹기도 전에 외투를 벗어 던지고 '희망찬 봄'을 구가한다. 그들에게는 봄이 길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춘이 지난 뒤에도 눈이 내리고, 녹기 시작하던 땅이 다시 얼어 붙는다. 봄은 이름뿐이라고 하며, 여전히 외투로 몸을 감싸는 사람들도 있다. 주춤주춤 올 듯 말 듯 하다가 마침내 봄이 오기는 온다. 그러나 이젠 정말 봄이 왔구나 하고 가슴을 펴 볼까 하면, 어느 사이에 벌써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과 마주치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봄은 허무하게 짧다. 젊음, 옛날에는 '청춘(靑春..
수필 읽기
2023. 4. 5. 22:05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