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라는 소식 / 김인기
벚꽃과 개나리꽃이 막 피어나는 철이라 이제는 정말 봄이구나 싶은 이즈음에 류인서 시인이 내게 시집 한 권을 우송했다. 불현듯 나는 시인의 통통한 볼이 생각났다. 그러나 류 시인한테는 섭섭한 소리이겠지만, 지금 보기에 좋다는 저 볼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저것도 조만간 바람 빠진 축구공이 되겠지. 하, 그래도 애써 낸 작품집을 보내준 사람한테 이런 망발이나 해대다니, 역시 나란 인간은 몹쓸 부류이다. 내가 이렇게 반성하면서 시집을 펼치니 이런 글이 보인다. 봉투를 열자 전갈이 기어 나왔다 나는 전갈에 물렸다 소식에 물렸다 전갈이라는 소식에 물렸다 이게 류 시인의 시 「전갈」 첫째 연이다. 이걸 읽자마자 나는 근래 내 주위에 출몰했던 전갈이 생각났다. 나는 봉투를 열지도 않았는데,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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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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