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의 꿈 / 이부림
자정이 되려면 조금 이른 시각. 대로변은 실내조명보다 밝았고 사람과 차들은 깜박이는 네온만큼이나 바빠지고 있었다. 주위의 불빛에 익숙해지자 갈 곳이 막막해졌다. ‘어디로 간다?’ 어렸을 때처럼 손바닥에 침을 뱉어 손가락으로 탁 쳐서 침이 튀는 방향으로 갈까. 어느 봄 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개비가 가볍게 날리던 촉촉한 하늘에 가로수는 팔을 벌리고 서서 막 피어난 어린잎들에게 단비를 마시게 하고 있었다. ‘가정이란 무엇인가. 가족은 누구인가.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치르고 함께 산다.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낳아 가족을 이룬다. 수십억의 인구 중 천륜의 관계라는 부모와 자식. 그 가운데 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여자는 가정이라는 무대에서 어떤 연기를 해야 명배우가 될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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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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