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봄 / 노정숙
언덕배기에 산수유가 선웃음을 날린다. 제비꽃 살풋 고개 숙이고 쑥은 쑥쑥 올라와 푸르른 향내로 길손의 손길을 맞으리. 길가에 넌출넌출 수양버들 팔 벌리니 흰머리 휘파람새 그 품에 집을 짓고, 벌판은 꽉 짜인 풍경화. 실바람에 꽃비가 내린다. 좁은 길 굽은 길 연분홍 점묘화가 지천이다. 벚꽃이 진다고 애달플 건 없네. 봄볕은 벚나무 아래 곳간을 열어 이팝꽃 팡팡 나누네. 이팝꽃 곁 철쭉이 오동통 꽃망울 앙다물고 머지않아 여민 가슴 열어보이리. 꽃비, 걱정 없다. 벚꽃은 바람에 휘날릴 때가 절정인걸. 절정에서 스러지는 저 눈부신 산화, 달콤한 봄날이다. ..... 앞 산, 키 큰 소나무가 팔 벌려 새들을 부르고 단풍나무가 아직 마른 잎을 떨치지 못하는 사이 눈치 빠른 놈은 뾰족 아기새부리 같은 여린 잎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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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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