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때기 장인匠人 / 김선화
아궁이에 불을 때는 데에도 솜씨가 따른다. 손을 잘 다뤄야 불길이 살고 연기가 거꾸로 기어 나오지 않는다. 언뜻 생각하기엔 땔감에 불만 그어대면 해결될 것 같지만, 나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해마다 초겨울이면 메주를 쑨다. 직접 농사지은 콩부터 이웃 노인들의 농산물을 거둬들여 두 가마니의 콩을 익힌다. 화덕 두 개에 가마솥을 걸고 한꺼번에 양쪽 아궁이에 불을 댕긴다. 산 아랫집이니 언제 불길이 날아오를지 몰라 커다란 대야부터 물을 가득 채워놓고, 아예 수도꼭지에 호스를 늘인 채로 일을 시작한다. 뒷산의 참나무 가랑잎들은 바람이 한 차례씩 몰아칠 때마다 안채 지붕을 넘어 마당까지 와 뒹군다. 마당엔 몽돌이 깔려있어 비질도 수월치 않다. 어느 해는 겨울을 넘기고 입춘 무렵에야 일꾼의 손을 빌어 해결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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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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