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이도 옆 귀퉁이에는 작은 섬이 하나 있다. 한 무더기의 똥처럼 자리잡은 섬, 바로 똥섬이다. 원래 이름은 덕섬이다. 나는 똥섬이라는 이름이 아주 앙증맞고 마음에 든다. 똥은 하찮은 것, 더럽고 추한 것이라는 생각에 앞서 똘망똘망한 내 조카가 엄마 젖을 맛있게 먹고 눈 똥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것은 구린 냄새가 나지 않고 모양도 흐트러지지 않아 치우기도 쉽고 색깔이 노오랗다. 이 섬은 이름과는 달리 아주 예쁘다. 나무로 된 계단을 올라가면 자그마한 오솔길이 바다로 이어져 있다. 그 길에는 산국들이 병아리처럼 삐약거리고 있다. 갯내음을 머금은 채 풍기는 국화 향기에 나도 모르게 코를 킁킁댄다. 갯바위에 서서 서녘하늘을 물들이는 해를 덤으로 한 덩이 가슴에 품으면 내 몸도 붉어진다. 섬에는 갯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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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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