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말 / 김상영
통제부 감찰실에서 근무하던 때였다. 해군본부에서 청렴도 측정업무 상태를 검열하러 내려왔다. 때는 바야흐로 서슬 퍼런 5공 시절이라 살얼음판 같았다. 삼청교육대를 운영하여 안녕과 질서에 역행하는 껄렁패를 무차별로 잡아넣던 시대였다. 철밥통으로 회자하던 공직사회를 정화한다며 청렴에 반하는 사람을 일벌백계하던 때이기도 했다. 어느 사안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검열이었다. 수석 검열관이 누구신가를 공문을 받아 미리 알고 있던 감찰실장은 나를 검열장에 올려보냈다. 검열관 주○○ 대령, 교육사령부 교육훈련처장을 역임할 때 내가 모신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옛 부서장을 뵐 겸 검열장에 들어서며 구호와 함께 경례를 척 올려붙였다. “필승!” 서류를 뒤적이던 주 대령님이 안경 너머로 나를 알아보며 미소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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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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