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을 밀고 들어서니 ‘어서 오십시오.’라는 인사말이 유난히 크다. 수건을 건네는 표정도 애써 친근함과 고마움을 전하려는 기색이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기에 새삼스럽다. 사우나가 서비스업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탕 안은 잠잠하다. 평소에는 일부러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만을 택해 다니곤 했는데 혼자라니 도리어 머쓱해진다. 적막을 깨며 물소리를 내기도 망설여질 때, 냉탕에서 인기척이 났다. 한 사람이 또 있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한적할 리가 없는데 무슨 일일까? 얼마 전, 주인은 그다지 친숙하지도 않은 내게 하소연했다. 가까이에 대형 사우나가 개업을 앞두고 있는데 손님을 빼앗길 것이 걱정된다고 했다. 우리집에서도 신축 건물의 사우나가 훨씬 가까울 텐데 굳이 발품을 팔며 낡은 시설의 이곳까지 오겠느..
수필 읽기
2021. 2. 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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