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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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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고침 / 김희정 (1)
새로고침 / 김희정

어제 나는 죽었다. 전원이 꺼져있었다. 오로지 하루만 기능하며 설치되고 삭제된다. 매일 화면에 떴다가 사라지곤 한다. 내 인격은 날마다 모양을 바꾼다. 그날 만난 사람들과 장소에 어울리는 코드를 택하여 조합되고 개발되며, 고쳐져 삶을 주무른다. 종일 가면일 때도 있고, 베일일 때도 있으며, 민낯일 때도 있다. 다름은 외형을 바꾸어 드러나지만,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장치들은 계속 에러 신호를 보낸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이기적인 삶은 누구나 살기에 편리하다. 그러나 편리함에 쉽게 현혹되지 못하고 불편함을 뒤척인다. 끝없이 편리한 자유에 경계를 그어가는 이타적 삶을 택한다. 그 버팀은, 자기 최면이다. 그것은 어쩌면 간단하다. 자기를 감추고 숨는 것이다. 비공개 설정이다. 내면의 텍스트는 변질되기도 하고,..

수필 읽기 2022. 2. 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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