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향한 경외감 / 이혜숙
나의 문학은 결핍에서 시작했고, 지금도 결핍을 먹고 자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에게 빌릴 동화책이 더 이상 없자 활자에 대한 갈증과 허기 때문에 내게 읽을거리를 주기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목차를 만들어 몇 편 모아놓은 공책을 보신 선생님이 발표를 시켰다. 매주 한 편씩 동화를 발표할 나만의 시간도 따로 마련해주셨다. 글쓰기는 어떤 것도 대신할 수없는 즐거움이었다. 백지뿐인 공책을 한 줄 한 줄 채우는 동안 조금 전에 없었던 새로운 세계가 그 위에 생겨난다는 것, 그 세계를 움직이고, 한 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내가 결정한다는 것은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 한 편의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도 매혹적이지 않은가. 공부도 못하고 소심해서 교실에 있는 줄도 몰랐던 아이가 반장보다 더..
수필 읽기
2021. 3. 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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