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生死)는 본래 그대의 것이 아니다 / 맹난자
몽테뉴를 읽다가 책장을 덮고 집 근처의 공원으로 나갔다. ‘죽음은 살아 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그대에게 관여치 않는다니… 왜냐하면 둘 다 그대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여운을 안고 늘 가던 자리에 가서 앉았다. 오늘따라 풍성한 숲 그늘이 보기 좋다. 쓰르라미란 놈이 세차게 울어댄다. ‘인생은 쓰라려 쓰라려 쓰라려’ 그렇게 들은 일본 시인 이싸(一茶)가 생각난다. 목청 찢어지게 울 수 있는 고작 며칠이 전부인 삶을, 쓰라리고 쓰라린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한다. 미생물의 왕성한 번식, 감각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름은 내게 생명의 계절이 아니라 언제나 죽음의 계절로 기억되는 것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대부분도 여름에 죽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여름을 환각(幻覺)이라고 말했다는데 보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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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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