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 / 강호형
날씨가 추워지면서 쥐들이 극성을 부렸다. 밤이면 다락과 천장에서 굿판을 벌이는 것이다. 소리로 가늠하건대 쥐들은 한두 마리가 아니요, 크기로도 같은 또래가 아닌 것 같았다. 우르르 쾅쾅 호기 있게 내달리는 놈은 체격도 당당한 수놈일 터이고 같은 중량감이라도 조금 조심스러운 놈은 암놈. 그리고 그 뒤를 쪼르르 따르는 놈들은 그들의 새끼일시 분명한 생쥐들일 것이었다. 헛간 어디에 살던 쥐 일가가 이사를 와서 집들이 잔치를 벌이는 모양이다. 모처럼 그럴듯한 집을 마련한 가장의 시위에 온 가족이 맞장구라도 치는 것일까? 그리하여 천장과 다락을 이 무뢰한들에게 전세 한 푼 못 받고 고스란히 내주게 된 나는 내 가족에게 가장으로서의 체면을 지키기가 어렵게 되었다. 쥐들의 잔치는 집들이로만 끝나지 않았다. 해만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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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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