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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 들다 / 박금아 (1)
샤갈의 마을에 들다 / 박금아

흙냄새가 났다. 짭조름한 내음도 났다. 어머니 손을 잡고 마을에 하나뿐인 화실로 처음 그림을 배우러 가는 어린 샤갈과 눈이 마주쳤다. 낯선 거리 풍경이 들어왔다. 세탁부와 굴뚝 청소부가 사는 집을 지나고, 아내가 파는 브랜디를 몰래 마시고 늘 말처럼 '히힝' 거리는 마차 아저씨 집을 지나 샤갈의 집에 닿았다. 그의 아버지가 예언자 엘리야가 올 수 있도록 늘 열어두라던 대문은 열려 있었다. 동생 다비드가 켜는 만돌린 소리 속으로 (no.4)의 나지막한 기도가 섞여들고, 청어 상점에서 인부 일을 마치고 돌아온 (no.1)가 청어의 비린내를 씻어내는 목욕물 소리가 들려왔다. 화려한 빛의 색채를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는 사라졌다. 채색화는 몇 점에 불과했고, 무채색의 삽화들이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걸려 있었다. ..

수필 읽기 2022. 3. 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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