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흐르는 강 / 최원현
미명의 새벽이었다. 그러나 그냥 누워 있을 수가 없다. 더구나 어디선가 자꾸만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아내를 깨워 호텔 문을 나섰다. 2월의 싸아한 새벽 공기가 채 맑아지지 못한 내 정신을 씻겨 준다. 어둠 속의 공기는 차갑기보다 상쾌하게 느껴졌다. 문을 열자 들려오는 하늘을 울리는 소리, 어둠 속이건만 큰 울림의 실체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물줄이 보이는 듯 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불켜진 가로등 하나가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온다. 녹지 못한 눈이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어 어둠을 밝히는 마른 잔디밭을 가로질러 100여 미터쯤을 내려가니 어둠을 뚫고 더욱 귀가 멍멍해지게 소리가 커진다. 조금씩 어둠이 옅어지고 있는 강가인데 물소리는 더 커져 가는 것만 같다. 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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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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