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화시절 / 서정춘 누군가가 문밖 세상 나온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 방 찍고 가자 해 사진을 찍다가 끽다거를 생각했다 그 순간의 빈틈에 카메라의 셔터가 터지고 나도 터진다 빈몸 터진다 종소리 / 서정춘 한 번을 울어서/ 여러 산 너머/ 가루 가루 울어서/ 여러 산 너머/ 돌아오지 말아라/ 돌아오지 말아라/ 어디 거기 앉아서/ 둥근 괄호 열고/ 둥근 괄호 닫고/ 항아리 되어 있어라/ 종소리들아// 休 / 서정춘 가을걷이 하다 말고 앉아 쉬는데/ 늦잠자리 한 마리가 인정처럼/ 어깨 위로 날아와 앉습니다/ 꼼짝 말고 더 앉아 쉬어 보잔 듯// 파묘 / 서정춘 아버지 삽 들어갑니다/ 무구장이 다 된 아버지의 무덤을 열었다/ 설다선 이빨의 두개골이 드러나고/ 히잉! 말 울음소리가 이명처럼 귓전을 스쳤다/ 어느 날도..
시詩 느낌
2021. 12. 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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