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소리 / 정영숙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구성진 옛노래가 기타선율에 얹혀 들려온다. 느닷없는 소리에 순간 모두 멈칫했다. 시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첫 제삿날이다. 어머님이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아버님의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친척들과 가족에게 들려주시는 것이다. 어머님 짐작에 30여 년 전에 녹음된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사십 대 중반이다. 목소리가 낭랑하게 젊다. 시숙부님들은 감회에 젖어 연신 감탄하시며 전축 가까이 다가앉으셨다. 저녁식사 준비로 분주하던 나도 잠시 마루 소파에 앉아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디잉 디딩 딩다다 디딩 당~, 아버님의 기타연주와 노래가 아마추어를 넘는 솜씨다. 우리는 잠시 침묵에 빠져들었다. 시집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다. 시간만 나면 아버님은 안방에서 기타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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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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